샐러먼 브러더스사,외화표시국채 인수의사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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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달 21일의 국제통화기금 (IMF) 긴급자금 신청 이후 처음으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이 한국에 달러를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미국의 대형증권사인 샐러먼 브러더스는 한국정부가 발행할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외평채) 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한국정부에 전달했다.

또 외평채의 주간사를 맡겠다는 뜻도 밝혀 왔다.

그 대신 샐러먼 브러더스는 3년 미만 국공채.회사채.기업어음 (CP).양도성예금증서 (CD) 등 단기채권을 조기개방하라는 미국정부의 입장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른 해외 금융기관의 참여도 본격화하는 등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부의 비공식초청 형식으로 방한한 제프리 셰퍼 샐러먼 브러더스증권 부회장은 17일 정부1청사에서 임창열 (林昌烈)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을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환 (金基桓) 경제협력특별대사가 18일 미국 워싱턴에 특사로 추가파견돼 미국관리들에게 한국의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조기 협조융자와 금융시장 개방문제를 논의한다.

한편 이번주초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미국에 파견된 김만제 (金滿堤) 포항제철회장은 金대사와 합류해 조만간 현지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대장성 관리들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셰퍼 부회장이 내년초 해외에서 발행될 90억달러규모의 외화표시 외평채 상당부분을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며 "현재 발행금리 등 인수조건을 놓고 협상중"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셰퍼 부회장은 외평채의 주간사증권사를 맡겠다는 뜻도 전해 왔다" 며 "다른 해외 대형증권사들도 같은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일부 해외 금융기관은 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 밝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클린턴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셰퍼 부회장이 단기채권시장을 조기개방하라는 미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며 "단기채권시장 개방일정이 당초 예상했던 내년 중반께보다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고현곤.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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