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금융위원장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말을 아끼던 진 위원장이 대기업 구조조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그의 발언이 채권은행들이 45개 대기업 그룹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그의 발언에 대해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시행하라는 말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기업 구조조정 담당자도 “위기 상황인 만큼 평가 때 예년보다 엄격한 잣대를 댈 것을 채권은행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실시했던 45개 대기업 그룹에 대한 약식 평가에선 5~6개 계열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실물경기가 급속히 위축된 지난해 4분기 기준의 이번 평가에선 불합격 판정을 받는 계열이 이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증권은 이날 국내 500대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6%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