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과 당선의 함수…75% 땐 9백70만 표 안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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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투표율과 후보들의 당락 (當落) 엔 무시할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딱 떨어진 방정식을 찾긴 어렵다.

특히 전체 투표율의 고저 (高低) 만 가지고 후보들의 유.불리를 정확하게 가늠하긴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각 후보진영이나 여론조사기관도 나름의 예측자료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 내용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일단 투표율이 높으면 이회창.이인제후보가, 투표율이 낮으면 김대중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3당은 동의한다.

金후보 지지표의 결속력이 두 李후보의 그것보다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율의 높고 낮음을 가름하는 기준선은 무엇이고, 투표율 고저에 따른 후보들간 유.불리 정도는 얼마 만큼인지 확실하게 헤아리긴 어렵다.

따라서 이같은 개괄적인 전망만으로 후보들간 당락을 점칠 수는 없다.

3당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지난 14대 대선때 (81.9%) 보다 낮은 75~78%선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유효표의 40%를 얻어야 당선권에 든다는 분석도 3당이 같다.

투표율을 75%로 잡을 경우 9백70만표, 78%로 가정할 경우 1천8만표를 획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투표율과 당락의 함수관계를 좀더 면밀히 파악하려면 연령.계층.지역별 투표율을 따져봐야 한다.

김대중.이인제후보의 경우 20대.30대의 투표율이, 이회창후보의 경우 50대이상의 투표율이 중요하다.

세후보는 각각 이 연령층에서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김대중.이인제후보가 역대 선거에서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젊은층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열심히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적으론 영남의 투표율이 관건이다.

3당은 영남 출신 후보가 없으므로 투표율이 14대 때보다 낮아질 것으로 일단 예상한다.

이번에도 김대중후보 지지기반인 호남의 투표율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영남의 투표율이 낮아지면 金후보가 유리하다.

게다가 영남표는 이회창.이인제후보로 나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물론 두 李후보는 서로 자기쪽으로의 결집을 외치고 있으므로 영남표의 향배를 함부로 점치긴 어렵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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