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MBC 새 일요 아침 드라마 '단팥빵' 내달 4일 첫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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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지붕 세가족' '짝' 등 훈훈한 가족 이야기는 일요 아침드라마의 단골 메뉴였다. 가족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들해지면서 일요 아침드라마의 전성시대는 지난 듯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MBC가 '일요 로맨스극장'을 표방하며 만든 '1%의 어떤 것'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재벌 후계자와 여교사의 톡톡 튀는 사랑이야기가 젊은 층의 관심을 끈 것이다.

다음달 4일 오전 9시 첫 방송되는 '단팥빵'은 MBC가 '1%…'의 인기에 힘입어 두번째로 제작한 일요일 아침용 로맨틱 코미디다. 리어카를 타고 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는 '애인지 선생인지 모를' 초등학교 여교사와 최연소 사시합격자이지만 '공(公)보다 사(私)를 더 중시하는' 철없는 변호사의 아웅다웅 사랑얘기가 전북 전주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29일 오후에 열린 시사회에서는 유쾌한 웃음들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주인공 한가란 역을 맡은 최강희(사진(右))는 자기 연기를 보면서도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며 까르르 웃었다. 동그란 눈이 커졌다 작아졌다, 쉴새 없이 입술을 오므렸다 폈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표정이 시선을 붙잡았다. 전성기의 멕 라이언을 보는 듯, '최강희표 드라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나온 한수영의 동명 소설을 만화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해 발랄하고 상큼하게 꾸몄다. '대사 대신 자막 넣기' 기법도 종종 쓴다. 초등학교 동창인 가란과 남준(박광현 분.(左))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전환할 때는 탤런트 전원주씨가 초등학교 근처 빵집 주인으로 카메오 출연해 의표를 찔렀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노부부들 인터뷰 삽입 장면을 연상시킨다. 드라마 끝부분에 흔히 등장하는 회상 신이 지루해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게 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연출자의 고심에서 나온 방책이다. 두번째 방영분에서는 개그맨 정형돈씨, 3회분에선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부녀회장이었던 이수나씨가 카메오를 맡는다. 일요일 아침, '어른을 위한 만화'가 온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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