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발행 적격판정 기업 부도사태…신용평가 3사 잇단 제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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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들이 무보증사채 발행적격업체로 평가해준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부도처리되면서 한꺼번에 관련 업무정지 조치를 당하는 위기에 처하는등 신용평가업무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증권감독원은 한국신용정보가 평가한 무보증사채 발행업체중 최근 5개사가 잇따라 부도처리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이 회사에 대해 2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한달동안 무보증사채 신용평가업무 정지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국신용정보는 원래 세양선박 (2월10일.30점).기산 (9월22일.30점).핵심텔레텍 (11월18일.60점).현대금속 (11월20일.30점) 등 5개사의 벌점 누계가 1백80점에 달해 지난 20일부터 업무정지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4일까지 부실신용평가를 한데 대한 업무정지 조치를 받아 한국신용정보마저 업무정지를 당하게 되면 4일동안은 국내 신용평가시장이 문을 닫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회사채발행이 불가능해져 한국신용정보에 대한 조치를 유예해준 것이다.

증권관리위원회의 규정엔 3개 회사가 동시에 업무정지를 당하게 되면 이 가운데 벌점이 가장 낮은 회사의 업무정지를 유예시켜주도록 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부도사태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3개사의 업무정지기간이 겹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부실평가에 따른 업무정지조치가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핵심텔레텍.현대금속.동성철강등의 부도사태로 벌점을 90점이나 안고 있으며 한국신용평가도 30점의 벌점이 새로 부과된 상태다.

특히 이들 2개 회사는 이미 지난 2월~3월에도 1개월간 같은 조치를 받아 신용평가업무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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