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도 '감량경영' 한파…각 구단 내년시즌 선수 대폭 감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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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거품을 없애라. "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구조조정 한파' 가 프로야구 8개 구단에 밀어닥치고 있다.

각 구단들은▶선수단 축소▶해외전훈일정 단축및 규모 축소▶신인계약금 최소화▶구단직원.코칭스태프 감축등 감량경영책을 다퉈 내놓고 있다.

이같은 몸무게 줄이기는 각 구단이 25일 한국야구위원회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명단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각 구단은 재계약 예정인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선수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코치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나머지는 매정하게 잘라내고 보류선수명단도 종전보다 줄였다.

김형석.이정훈.이명수등 고참선수들을 보류명단에서 제외한 OB는 이들 가운데 한명에게도 코치연수나 구단직원으로의 권유를 하지 않아 말그대로 '정리해고' 를 한 셈이다.

LG도 마찬가지. 올해 주장을 지낸 노찬엽에게만 코치연수를 제의했다.

LG는 올해 74명이던 선수단을 68명선으로 줄여 연봉 이외의 경비를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화도 앞으로 자유계약선수로 6~7명을 풀어줄 계획. 다른 구단들도 6~8명씩 선수단 인원을 줄일 예정이다.

각 구단은 또 전지훈련 선수단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일정을 단축시켜 3억~4억원씩 드는 전지훈련 경비를 줄일 예정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3년계약을 한 현대는 구단사이의 신의를 생각해 전지훈련을 강행할 생각이지만 한화 (호주) 는 규모를 줄이고 OB (일본) 는 기간을 단축한다.

LG.해태등은 다른 팀이 안가면 우리도 안갈 수 있다는 쪽이다.

구단에서 먼저 전지훈련을 자진반납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KBO차원의 결정을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KBO도 아직 문체부로부터 구체적인 공문을 받지는 않았으나 지난 91년 걸프전때 8개 구단의 전지훈련 모두를 취소시킨 전례가 있어 구단 운영부장들에게 구단의 입장을 들어본 뒤 다음달 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정식안건으로 다룰 생각이다.

코칭스태프와 직원의 감량도 자연스런 수순. 꼭 필요한 인원을 빼고는 최대한 인건비를 줄인다는게 구단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용병계약도 해태가 1명만 하기로 결정하는등 무게를 줄이고 있고 신인계약에서도 예년의 거품몸값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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