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을 내 어깨로
두산은 토종 에이스 김선우가 선발 등판한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가 많았던 두산에서 국내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기는 2003년 박명환(현 LG) 이후 6년 만이다. 이에 맞서는 윤석민은 개막전 4연패 중인 KIA의 징크스를 떨쳐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WBC 맹활약으로 ‘신 일본 킬러’ ‘의사(義士)’ 등 애칭을 얻은 봉중근은 지난해 최하위였던 팀 살리기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맞상대인 삼성 윤성환은 프로 데뷔 후 첫 개막전 등판의 영광을 안았다. 부산 경기에선 손민한(롯데)과 장원삼(히어로즈)이 WBC 이후 제 컨디션이 아닌 탓에 송승준(롯데)과 마일영(히어로즈)에게 개막전 선발 자리를 넘겨줬다.
◆첫판부터 감독 라이벌전
시즌 개막전은 지난해 순위에 따라 1-5위, 2-6위, 3-7위, 4-8위 팀이 각각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첫판부터 라이벌 감독들 간의 뜨거운 대결이 성사됐다. 인천에선 베테랑 사령탑인 김성근(67·SK) 감독과 김인식(62·한화) 감독이 맞붙는다. 김성근 감독은 이미 ‘야신’(야구의 신)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김인식 감독은 제2회 WBC 준우승을 통해 ‘국민 감독’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김인식 감독은 김성근 감독을 “형”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현역 최고 감독 자리를 놓고 서로 은근한 신경전과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잠실에서 만나는 김경문(51·두산) 감독과 조범현(49·KIA) 감독은 28년 라이벌이다. 둘 다 포수 출신으로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8년간 OB(현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주전 자리를 놓고 경합했다.
선동열(46·삼성) 감독과 김재박(55·LG) 감독은 대구에서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두 감독 모두 올해를 끝으로 소속팀과의 계약이 만료돼 시즌을 시작하는 각오가 자못 비장하다. 선 감독은 “5년 임기 중 세 번 우승”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시즌이다. 김 감독은 LG 부임 후 3년째인 올해는 반드시 팀을 가을 잔치로 이끌어야 한다. 부산에선 지난해 돌풍의 주인공인 제리 로이스터(57·롯데) 감독과 올 시즌 대반란을 꿈꾸는 김시진(51·히어로즈) 감독이 격돌한다.
글=신화섭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