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온 북녘땅 손에 잡힌다…새 북한 지도책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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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한 고향땅을 자세히 찾아볼 수 있는 지도책이 나왔다.

옛 소련군 참모본부가 항공촬영및 실측으로 지난 81년 제작한 5만분의 1 북한지도를 명지학원 (이사장 유영구) 한국관련 고서찾기운동본부가 입수해 최근 5백부 한정판으로 번역, 영인해냈다.

동 (洞).리 (里) 단위로 63×45.5㎝ 크기에 4백쪽 규모로 작성된 이 지도는 1년6개월의 작업끝에 노어 (露語) 판을 모두 한글과 영문으로 옮겨 영인된 것. 비록 냉전시대의 산물이지만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노작이었다.

특히 월남 실향민 1세대들이 어려서 다니던 오솔길, 미역을 감던 개천, 조상의 산소 위치등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다.

이 지도가 귀중자료로 평가되는 것은 철저히 군사용으로 제작됐기 때문. 등고선 간격이 10m로 하천 깊이는 물론 유속까지 표시했으며 주요 교량의 통과 하중, 숲속 나무의 종류및 굵기.높이.밀도까지 기록돼 있다.

그동안 북한관련 지리정보는 1910년대 일제때의 단색지도에 귀순자들의 증언등을 참고로 제작한 북한지도가 고작이었는데 항공실측을 한 원색지도는 처음이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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