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도 미국서 앨범 냈지요? 함께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9면

영어앨범 ‘디스 이즈 더 원(This is The One)’으로 미국 시장에 두번째 도전장을 내민 우타다 히카루.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겨 스케이팅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있다면, 음악계에는 보아와 우타다 히카루(26)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이 두 여가수는 지난해 말 나란히 ‘미국 진출’을 선언하고 영어앨범을 발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 무대에 처음 진입한 보아와는 달리, 우타다 히카루의 미국행은 2004년에 이어 두번째. 당시 1집 앨범 ‘엑소더스(Exodus)’로 빌보드 메인차트 160위에 오른 뒤 큰 반향없이 활동을 마감했던 그는 두 번째 영어앨범 ‘디스 이즈 더 원(This is The One)’으로 야심찬 재도전을 선언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우타다 히카루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의 영어앨범은 2일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1999년 데뷔앨범 ‘퍼스트 러브(First Love)’가 일본 내에서만 850만 장이 팔려나가며 ‘일본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이란 대기록을 세웠던 우타다 히카루. 그런 그에게도 미국 시장은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첫 영어앨범을 낼 당시 나는 어렸고, 내 힘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너무 몰입해 있었다”며 “미국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믿는 것처럼 행동하는 미국인들에게 아시아에서 온 여가수의 음악을 알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여러모로 서툴렀던 첫 번째 앨범에 비해 이번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은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첫 싱글 ‘컴 백 투 미(Come Back To Me)’는 미국풍 R&B 사운드가 강하게 느껴지는 노래. “트리키, 스타게이트 등 미국 최고의 프로듀서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미국 내 ‘메인 스트림 음악’의 사운드를 그대로 살렸어요. 하지만 모든 곡을 내가 직접 만들고, 프로듀싱에도 참여해 나만의 색깔은 잃지 않도록 노력했죠.”

같은 시기 미국에 진출한 보아에 대해서는 “아시아계 여자 아티스트 두 명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앨범을 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보아랑 만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아직 그러질 못했네요. 언론들은 우리가 마치 결투라도 하는 것처럼 다루고 있지만, 결국엔 우리가 서로 돕는 것이라 생각해요. 둘 다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현재까지는 보아의 미국 정규 1집 ‘BoA’가 빌보드 메인차트 127위에 오르며 조금 앞서가는 중. 하지만 우타다 히카루의 ‘디스 이즈 더 원’도 지난주 아이튠즈의 최신 종합 히트차트에서 19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빡빡한 미국 생활 중에도 시간이 나면 게임에 빠져 산다는 우타다 히카루. “테트리스를 정말 잘해요. 열정과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자신합니다(웃음).” 2007년 일본판 ‘꽃보다 남자(꽃남)’의 주제곡 ‘플레이버 오브 러브(Flavor of Love)’를 불러 큰 인기를 끌었던 그는 “한국판 ‘꽃남’이 방송된다고 들었다. 한국드라마는 일본에서도 인기”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영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