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PDP에 LED 가세 … 올 봄 ‘TV 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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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혼인 등으로 이사가 잦은 봄철은 가전제품의 교체 수요가 많다. 올봄엔 발광다이오드(LED) TV까지 처음 출시되면서 액정(LCD)·플라즈마(PDP)·반도체(LED)가 시장쟁탈전을 벌이는 ‘TV 삼국지’가 벌어지게 됐다. TV는 게임과 함께 불황을 덜 타는 제품이다. 그래서인지 127㎝(50인치) 안팎의 대형 제품이 잘 나간다. 값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기왕이면 시원한 화면으로 보자’는 추세다.

◆돌풍의 핵 LED TV=평판TV는 크게 PDP와 LCD로 나뉜다. PDP는 얇은 유리 두 장 사이에 들어 있는 플라즈마에 높은 전압을 걸어 색색의 빛을 내는 방식이다. 네온사인과 흡사하다. 이에 비해 LCD는 유리판 사이에 액정을 넣는다. 액정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화면 뒷부분에 ‘백라이트유닛(BLU)’이라는 광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LCD TV는 광원으로 형광등 계열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쓴다. LED TV는 광원으로 형광등 대신 빛을 내는 반도체인 ‘발광다이오드(LED)’를 쓴다. 엄밀히 말하면 LCD TV의 변종이지만 화질 등 물리적 특성이 달라 따로 구분하는 추세다. 일본 소니가 2004년 LED를 패널 뒷면에 심어 놓는 형태의 ‘직하방식’ LED TV를 처음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LED TV 신제품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들어갔다.

세 종류의 TV는 장·단점이 골고루 있다. PDP는 평균적으로 LCD보다 전기를 10~20% 많이 쓴다. 하지만 잔상이 남지 않기 때문에 화면 전환이 빠른 스포츠나 액션 영화 감상에 좋다. LCD는 PDP와 이런 점들에서 반대다. 다만 백라이트가 있어 주위가 밝은 곳에서도 PDP보다 화면이 또렷하다.

색감은 LCD가 화사하고 선명한 반면 PDP는 자연스러운 편이어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값도 PDP가 LCD보다 20% 정도 싸다. LED TV는 기본 특성은 LCD와 같지만 부분적으로 백라이트를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해 화질이 낫다. 전력소모도 LCD보다 최대 40%까지 적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2인치 LCD와 55인치 LED TV의 전력소모가 비슷하다. 형광등을 쓰지 않기 때문에 수은·납 같은 중금속을 쓰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도 내세운다. 값은 같은 크기의 LCD TV보다 50만~100만원 비싸다.

◆큰 제품이 잘 팔린다=가장 많이 팔리는 LCD TV는 40·42인치 제품이다. 다만 갈수록 46·47인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커진다. LG전자의 경우 47인치 이상 제품의 비중이 2007년 9%에서 올 들어서는 20%로 높아졌다. PDP는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가격이 40인치대 LCD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비슷하다. 김세훈 과장은 “가격경쟁으로 전반적으로 저렴해지면서 LCD TV의 주력이 40인치에서 46인치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TV 시청 거리는 화면 크기의 3배 정도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소파에서 벽까지의 거리가 3.5m이면 50인치 제품을 무리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최현준 주임은 “컴퓨터에 연결해 쓰거나 블루레이 등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하려면 풀HD(200만 화소)급 LCD TV를 권하지만 디지털방송을 주로 시청한다면 HD(100만 화소)급 PDP TV도 별 무리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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