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훈련 견디면 야오밍처럼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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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NBA 선수 하승진이 과연 어느 정도 활약할 수 있을까.

◇신인 지명=이번 드래프트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고교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꼽힌 세바스찬 텔페어(19.1m83㎝)를 1순위로 뽑았다. 또 300만달러와 가드 에드 길을 뉴저지 네츠에 주고 1라운드(23번) 지명권을 넘겨받아 러시아 출신 포워드 세르게이 모니아(21.2m3㎝)를 뽑았다. 그리고 골밑 보강을 위해 하승진을 지명한 것이다.

지난달 하승진의 기량을 테스트한 트레일블레이저스 존 내시 단장은 오리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승진은 잠재력이 많은 선수다. 저 정도의 체격을 가진 선수가 3~4년 동안 NBA를 경험한다면 분명히 출중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전망=NBA에서 코치로 활약했던 프로농구 TG삼보의 제이 험프리스 코치는 하승진을 "유망(Projective Player) 선수"라면서 "그러나 1라운드와 2라운드 지명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1라운드에 지명받게 되면 약 7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게 되고 3년간은 안전하지만 2라운드 지명선수는 1라운드 지명자의 절반 정도 계약금을 받고 선수가 훈련을 따라가지 못하면 곧 방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맨 전담 트레이너가 따라붙어 센터가 갖춰야 할 훈련을 1대1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주전선수가 아닌 하승진의 NBA 데뷔전이 언제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앞으로 2~3년간 힘든 훈련을 소화해낼 경우 야오밍처럼 진정한 NBA 스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1970년에 창단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미국 서부 오리건주를 홈코트로 서부 콘퍼런스 태평양 디비전에 속해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지난해까지 21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1950~71년)가 보유한 이 부문 기록(22연속)에 도전했으나 올해 41승41패에 그쳐 아쉽게 탈락했다. 77년에 챔피언에 오른 이후 계속 중.상위권을 달렸다.

모리스 칙스 감독이 이끄는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올 시즌 후반부터 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라시드 월러스(센터 겸 파워 포워드)를 축으로 포워드 자크 랜돌프, 가드 데릭 앤더슨과 데이먼 스터드마이어 등이 주전이었으나 시즌 중반 팀의 간판인 월러스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로 보냈다.

한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고교생 드와이트 하워드(18)가 '최대어'로 평가됐던 에메카 오카포(코네티컷대)를 제치고 올랜도 매직에 지명됐다.

대 이은 농구가족…누나도 선수

◇하승진=한국의 농구 가문이 배출한 스타다. 아버지는 국내 농구선수로서는 가장 먼저 2m 벽을 넘은 하동기(46.2m5㎝)씨고, 누나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하은주(21.2m2㎝)다. 어머니 권용숙씨는 사이클 선수 출신이다.

아버지 하동기씨는 삼일실업고 3학년 때인 1978년 고교생으로는 사상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돼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중거리슛에 능했던 하씨는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자유투 성공률이 90%에 달해 기둥으로 촉망받았으나 명지대 4학년 때 무릎에 이상이 생겨 일찍 농구계를 떠났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하승진도 삼일중.고를 거치면서 초고교급 선수로 성장했다. 그가 이끄는 삼일상고는 2003년 22승 무패의 전적을 남기면서 전국대회 4관왕을 차지,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하승진도 지난해 아버지에 이어 고교생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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