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퓨전재즈 원조 한상원 4년만에 2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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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국내에 퓨전재즈 바람을 일으킨 '버클리사단' 1세대이자 블루스 기타의 달인으로 꼽혀온 한상원 (37) 이 4년만에 2집을 냈다.

기타경력만 27년. 84년 당시로선 국내에는 아는 사람이 드물었던 미국 보스턴의 음악명문 버클리에 일찌감치 유학해 퓨전재즈 달인들과 교유하며 국내에 이 분야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 블루스는 물론 록.재즈등에 두루 능통하고 웬만한 국내 뮤지션이라면 그의 세션을 탐내지 않는 사람이 없는 팔방미인이다.

하지만 지난 93년 자신의 이름으로 낸 데뷔음반은 쓴 잔을 마셨다.

국내대중에게는 생소한 펑크 (Funk) 를 직선적으로 추구한 댓가였다.

60년대 제임스 브라운, 80년대 프린스가 즐겨 구사한 펑크는 재즈.블루스.소울이 섞인 가운데 변화무쌍한 리듬이 특징. 흑인 특유의 그루브 (흥)가 몸에 배야 할 수 있는 난도높은 음악이다.

흑인음악 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전인 당시의 대중에게는 듣기 까다로운 음악이었던 셈. 그래선지 이번 음반에서 한상원은 자신의 음악세계와 대중의 취향을 조화시키는데 한 주안점을 두고있다.

펑크에다 록과 댄스를 접목했고 낯익은 가수들에게 노래를 맡겼다.

신해철이 부른 '너의 욕심' 은 권력자의 비뚤어진 욕망을, 이소라가 부른 '키스' 는 여성의 감춰진 에로틱한 욕구를 각각 묘사하고있어 눈길을 모으며 이현도와 유앤미블루등 지금은 사라진 뮤지션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반면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과의 협주로 진행되는 '펑키스테이션' 과 제프벡의 영향이 느껴지는 '솔리튜드' 등 연주곡 4곡은 펑크와 블루스에 대한 직설적인 애정을 보여주는 한상원다운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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