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패하자 동생이 설욕 … 의리의 초단 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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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바둑TV에서 열리고 있는 ‘2009 새내기 최강전’은 사연 있는 기전이다. 바둑계에도 전 세계적인 경제 한파가 밀어닥쳐 SK가스배와 오스람코리아배가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게다가 비씨카드배는 규모를 키워 세계대회로 변신하는 바람에 신예들만의 3개 대회가 모두 사라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그 바람에 7년여의 연구생 생활 끝에 지옥문이라 불리는 입단의 관문을 돌파하고 꿈에 부풀어 있던 10명의 새내기 기사는 개점 휴업 상태를 면치 못했다.

한국 초단들의 막강한 실력은 세상이 다 안다. 2009 새내기 최강전은 바둑계의 잠룡이라 할 그들의 면모를 소개하면서 손을 풀 기회를 주는 대회다.

이들 중 안형준과 안성준은 형제 기사다. 지난해 여름 형 안형준이 먼저 입단하고 동생이 6개월 후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안형준은 김세동에게 져 첫판에 탈락했지만 동생 성준이 형의 빚을 갚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10명의 초단은 최근 비씨카드배 월드챔피언십에 모두 출전했다. 이 중 한웅규 초단은 비씨카드배에서 5연승을 거두며 ‘세계 16강’까지 치고 올라간 상황인데 이 대회에선 첫판에 탈락했다. 초단들이 얼마나 강하고 막상막하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시열과 안형준도 32강까지 올랐으나 최상급인 박영훈 9단과 조한승 9단을 만나 졌다. 여자 기사인 김미리 초단은 그 박시열을 격파하며 기염을 토했지만 이호범에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두 얼굴은 안성준 초단과 이호범 초단. 17일의 결승 1국에선 안성준이 이겨 1대0으로 앞서 있다. 21일과 23일 2국과 3국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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