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입학 시즌이 되면 대학가 주변은 술로 넘쳐난다. 각종 동아리 행사 등에서 재학생과 신입생 사이에 ‘술’을 매개체로 유대를 돈독히 하려는 풍토가 있는 탓이다. 그러다 보니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신입생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올 들어서도 신입생들이 술 때문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처럼 대학가의 ‘비이성적 술 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생 동아리가 중심이 돼 술을 마시는 대신 봉사활동을 하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EMBA학생회(회장 김강열)는 2월 28일과 3월 1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장애아 보육시설인 한사랑마을과 삼육재활원에서 신입생환영회를 열었다. 신입생 70여 명과 학생회 임원 10여 명 등 총 8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 학생들은 복지시설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노래 공연 등의 봉사활동을 5시간 동안 벌인 뒤 뷔페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예년과 달리 공식 행사에서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
양 회장은 “일부 교수님이 ‘뭔가 뜻있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환영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부터는 매달 1회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주대 사회봉사단(단장 윤지애·여)도 신입생 20여 명을 포함해 총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5일 저녁 학교 앞 식당에서 술은 전혀 마시지 않은 채 개강 총회를 했다. 이 가운데 20여 명은 토요일인 14일 아동복지시설인 야곱의 집(경기도 평택시 소사동)으로 봉사활동을 가 어린이들을 돌봤다. 대구한의대는 올해부터 학생들이 참가하는 새 학기 모든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술 마시는 것을 금지시켰다. 최준호 기자
이슬기 중앙일보 대학생NGO 기자(숙명여대 생명과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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