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광양, 차로 30분 … 여수 살아도 장 볼 땐 순천 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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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경찰서 직원 이모(51)씨는 “여수에 살아도 쇼핑을 맘먹고 하려면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많은 순천으로 간다”고 말했다. 여수와 순천은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순천시는 통합에 적극적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3개 시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어느 권역을 통합할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순천의 우수한 정주(定住) 여건과 고속도로·철도는 물론 항만(광양컨테이너부두 등)·공항(여수공항)까지 갖춘 사회간접자본(SOC), 광양제철소·여수석유화학산단·율촌산단을 비롯한 대규모 산업시설이 어우러져 도시 경쟁력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여수시도 통합하자는 여론이 우세하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3개 시를 합쳐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그 성과가 훨씬 크고 이를 공유할 수 있다”며 “지역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통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3개 시 통합의 성사 여부는 광양시에 달려 있다. 광양시는 제철소가 세금을 많이 내는 덕분에 재정이 넉넉하다. 자립도가 50.7%로 여수(30.3%)나 순천(19.8%)보다 높다. 반면 인구는 여수·순천의 절반밖에 안 된다. 통합할 경우 ‘돈’은 나눠 주고, ‘헤게모니’는 순천이나 여수에 빼앗기기 쉽다. 이 때문에 통합 반대 목소리가 크다. 광양 출신인 우윤근 국회의원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경남 하동·남해군을 포함해 광양만권 5개 시·군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수·순천=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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