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동맥경화 뚫리게 됐다” 당분간 매물 늘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나 비사업용 토지 소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는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늘리고 건설·부동산 시장에 돈이 돌게 하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동맥경화를 초래했던 양도세 중과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시장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양도세 중과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버티기’에 들어갔던 다주택자들이 이번 기회에 보유 주택 일부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심한 상태에서 주택 매물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집값은 하향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길음동 OK공인 정운영 사장은 “경기 악화로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일부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이 적어진 만큼 가격을 내려 집을 내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지 거래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수도권 요지의 지주들은 양도세 중과 부담을 안은 채 땅을 팔려고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양도세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에 적지 않은 알짜 토지들이 매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기대가 크다. 일단 미분양 물량에 관심을 가질 수요자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데다 기존 주택이나 땅을 판 자금이 다시 미분양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번 조치가 경기 회복 시점을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고성수 교수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건설·부동산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하면 경기가 빨리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종선·황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