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화제]野功與防 조전구조 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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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일 시작된 현정부 마지막 국정감사는 과거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야당의원들의 '오만.위협적' 태도가 줄고, 오히려 여당의원들의 질타는 매서워진듯 했다.

피감기관 공무원들도 모처럼의 '대접' 이 싫지 않은 분위기였다.

이런 변화의 배경은 연말 대선이다.

각당은 이를 겨냥, 여러 계산을 하고 있다.

소속의원들의 품위있고 성실한 이미지를 과시하고, 공무원표도 의식하자는 것. 그렇다고 '차분한 정책감사' 만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다.

역시 대선 때문으로, 공격의 타깃을 달리한 여야 공방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참이다.

대선을 의식한 예비전 양상의 싸움이 수시로 벌어질게 예상되는 것이다.

각당의 준비태세를 보면 종래의 '야공여방 (野攻與防)' 의 일방구도가 아니다.

여당측도 세 (勢) 만회를 위한 드센 반격을 벼르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번의 국감장을 '야당과의 전쟁터' 로 인식하고 있다.

원내기획실도 '국감상황실' 로 개편했다.

12명이 요원이 상주하며 8명의 부총무가 교대로 지휘한다.

목요상 (睦堯相) 원내총무는 의원들에게 "출석.질문을 일일이 현장 체크하겠다" 는 독려공문을 보냈다.

선거차원의 야당 공세에는 전체 의원이 총반격에 나서며, 선제공격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이회창후보에 대한 해명차원을 넘어 'DJ파일' 도 터뜨리겠다" 고 예고했다.

'유언비어의 사실화' 를 막기위해 정부측을 추궁할 것은 충분히 추궁하고, 해명을 받아내는 노력도 적극 전개할 방침. 가만히 있다가는 공매를 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야당은 김영삼 정부 5년을 낙제점으로 확실히 평가하는 자리로 삼을 계획.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신한국당총재가 된 李후보를 다시 한번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다.

이같은 대전제아래 가장 비중을 두는 부분은 경제. 'O - 157' 'KF - 16전투기 추락' '위성과외' 등 때맞춰 터져 나온 현안들이 호재가 되고 있다.

국민회의 원내총무실은 최근 여섯가지 유의사항을 지시했다.

'이번 국회는 대선국회' 라는 기본인식이 첫번째로 강조됐는데 방법론의 기본틀은 'YS정권의 총체적 실패 부각과 대안 제시' '당과 총재 (김대중)에 대한 과잉홍보 자제' '뉴스가치 있는 주제 선정' '중복질의 억제' 등도 포함됐다.

1백개가 넘는 추궁거리중엔 '고위공직자의 안보의식 비판' 부분이 있다.

이회창후보 아들 병역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현정부 차관급이상 고위공직자 29.7%의 병역미필 자료등도 꺼내 들 계획이다.

자민련은 이 대목에 훨씬 강도를 높일 계획. 신한국당.국민회의.자민련이 공조를 취하는 대목도 있다.

조순 (趙淳).이인제 (李仁濟) 후보가 표적이 되는 부분이 그것. 민선자치단체장의 임기전 사퇴를 '지자제 본질 훼손' 으로 몰아 거칠게 다루겠다는 얘기다.

김석현.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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