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태양은 가득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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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태양은 가득히 (KBS1 밤10시35분) = '금지된 장난' '목로주점' '파리는 안개에 젖어' 의 르네 클레망 감독의 60년작. 여류 추리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영화는 클레망 감독의 대표작 '금지된 장난' (52년작) 이 프랑스 누벨바그 평론가들로부터 문학작품을 각색하는데 그쳤다는 비난을 받은 데 대한 대항작이다.

형식의 파괴를 부르짖는 누벨바그에 맞서 꽉 짜인 플롯을 앞세운 전통기법을 강조한 이 작품에는 그래서 감독의 고집이 곳곳에 배어 있다.

당시 25살의 청춘이던 알랭 들롱의 냉철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가난한 집안 출신의 톰과 부잣집 아들 필립. 둘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지만 톰은 필립에게 말못할 거리감을 갖고 있다.

필립이 이탈리아에서 마르쥬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져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지 않자 필립의 아버지는 톰에게 필립을 설득해 귀국하게 하면 5천달러를 주겠다고 한다.

돈이 궁한 톰은 필립에게 귀국할 것을 얘기하지만 필립은 오히려 톰을 하인처럼 대한다.

그러는 사이 마르쥬에게 사랑을 느끼는 톰. 어느날 톰과 필립, 마르쥬는 요트를 타고 바다여행에 나선다.

필립으로부터 온갖 굴욕을 받은 톰은 마르쥬가 육지에 내린 사이 필립을 죽여버리는데…. 짙푸른 바다와 그위에 떠있는 흰 배, 그리고 작열하는 태양 사이로 부유하는 니노 로타의 음악은 올드팬들의 추억을 여전히 자극한다.

원제 'Plein Sole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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