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쌍방울의 미식축구式 잦은 교체는 '得보다 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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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쌍방울 야구는 미식축구?

요즘 쌍방울 야구를 보면 미국의 최대 인기스포츠인 미식축구와 닮았다는 인상을 준다.

미식축구의 경기인원은 11명이다.

그러나 필드에 나오는 선수가 양팀 11명씩이라는 것이지 전체 인원이 11명은 아니다.

공격수 11명.수비수 11명이 '최소인원' 이고 공수가 교대될 때 키커 (kicker) 와 펀터 (punter) 를 포함한 '스페셜 팀' 의 전문선수들이 따로 있다.

또 아이스하키와 마찬가지로 체력소모가 극심해 공수의 포메이션에 따라 선수를 수시로 교체한다.

한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가 40명 정도 된다.

10일 쌍방울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25명의 선수를 투입했다.

투수만 7명이 동원됐고 대타가 5명, 그 대타에 따른 대수비 요원이 3명 추가되면서 선발 출장선수 10명보다 1.5배가 많은 교체요원이 경기에 나섰다.

덕분에 정규이닝에 끝난 경기가 3시간33분이나 걸렸다.

프로야구 팀 한경기 최다선수 출장은 지난해 9월6일 한화가 OB를 상대로 세운 29명이다.

9월1일 엔트리가 30명으로 늘어나면서 감독들은 선수기용의 폭이 넓어졌다.

'데이터 야구' 의 대명사 김성근감독은 물을 만난 고기처럼 투수의 특성과 경기 흐름에 따라 타자를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이미 '릴레이식 운영' 이란 말을 듣고 있는 투수운영은 말할 것도 없다.

4~5명은 기본이다.

쌍방울의 이같은 경기운영은 치밀한 계산후 주어진 인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선수를 지나치게 '전문화' 해 잠재력과 상황 대처능력을 개발하지 못하는 측면도 강하다.

야구를 보고 있으면서 미식축구 생각이 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부산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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