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물에도 정성을…손수고른 물건 깔끔하게 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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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결실의 풍요로움을 한껏 누릴 수 있는 한가위. 한해 농사를 끝내고 수확한 곡식.과일등으로 떡도 빚고 술도 담가 한해동안 신세졌던 이웃들과 나눠 먹으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민족고유의 명절이다.

그 전통이 전해져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요즘에도 추석은 웃어른과 이웃.친지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관습이 있다.

예지원 강영숙 (姜映淑) 원장은 "분수에 넘치는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명절에 웃어른에게 선물을 드리지 않는 것도 결례에 속하므로 작은 선물이라도 반드시 준비하라" 고 권한다.

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선물구입비용의 부담이 특히 무겁게 느껴지는 올 추석. 작은 선물로 따뜻한 마음을 표시할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봤다.

▶포장이 선물의 값어치를 더한다 =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는 말은 음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듯. 곱게 포장된 선물은 풀어보기 전에 이미 받는 사람에게 기쁨과 감동을 준다.

특히 현금이나 상품권등은 그냥 봉투에 넣는 것보다 골판지로 작은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넣거나 한지를 이용해 일단 싼후 다른 색깔의 한지로 끈이나 꽃을 만들어 장식하면 정성이 돋보인다.

과일이나 세제등 일상생활용품도 화려한 색상의 부직포나 마.망사를 이용해 포장하면 색다른 기분을 낼 수 있다.

포장재료는 꽃시장이나 대형문구점에서 구입할수 있다.

평소 선물을 받았을때 포장지나 리본등은 버리지 말고 모아두면 선물포장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구겨진 리본은 스프레이를 살짝 뿌린 후 다리미로 저온에서 다려주면 새것처럼 된다.

▶나만의 선물을 준비한다 = 직접 만든 강정이나 약과.다식도 좋고 전을 부쳐가는등 정성이 깃든 선물이 가장 좋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사서 준비한 선물이라도 정성을 들이는 방법이 있다.

선물세트를 직접 만드는 것. 가령 양념세트를 선물할 경우 제조회사에서 묶어놓은 것을 그냥 사는 것보다는 소금은 죽염, 설탕은 커피슈거, 참기름은 동네 방아간에서 직접 짠 것등을 상자에 모아 보내는 것이 훨씬 '선물' 답다.

추석 차례상을 차리면서 필요한 과일이나 육류.생선등을 조금씩 묶어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편지를 반드시 써서 넣자 = 상투적인 말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집어넣는 것이 좋다.

가령 옛스승에게 포도선물을 하면서 '건강하세요' 라고만 쓰는 것보다는 '소풍날 선생님과 함께 먹었던 포도가 생각납니다' 등으로 상대방과의 개인적인 추억을 언급하는 것이 좋다.

부모님께 돈을 드리면서도 마찬가지. '맛있는 것 사드세요. 에서 파는 냉면이 참 맛있던데 입맛에 맞으실것 같아요' 라고 적어드린다면 '성의없이 돈만 불쑥 줬다' 는 오해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 ▶아랫사람을 위한 선물도 고려한다 = 명절선물은 아랫사람이 웃어른께 드리는 것이 보통. 최근 해태유통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남녀 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추석선물은 누구에게 할 계획인가' 라는 질문에 부모 (1백15명) 와 친척 (84명) 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명절선물의 의미가 '정을 나눈다' 에 있는 만큼 선물준비에 위아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손자.손녀에게 도서상품권을 선물하는 할아버지나 명절준비에 분주한 며느리에게 사랑을 담은 편지를 전해주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정겨움의 '극치' 라고나 할까.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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