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일의 영어 말하기 A to Z] 소리내어 책을 읽어야 말하기 활동도 술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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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초등학생들은 주로 구술활동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발전시키고 정서적·인지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말로 무언가를 배우기 좋아하며, 특히 스토리를 읽고 말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갖는다. 학교나 가정에서 이야기 책을 기반으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길 제안한다. 요즘 유쾌한 내용을 담은 좋은 책이 참 많다.

교사나 부모는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면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을 가진 책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흥미롭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한 『Haunted Castle on Hallow’s Eve』와 같은 책을 추천한다.

책은 반드시 소리내 읽어보게끔 하는 것이 좋다. 글이 말이 되고, 말이 글이 되는 소리내어 읽기는 책 내용을 기반으로 한 말하기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정독한 후 내용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고, 책 속에서 가장 좋아했던 단락만 큰소리로 다시 읽어보거나 좋아하는 삽화에 대해 말해 보게 할 수 있다.

함께 텍스트를 읽는 활동은 말하기의 기본기를 강화시키면서 언어 활동의 협동심도 가르쳐줄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로 자주 책을 읽은 학생이 말하기 활동에 대한 부담감도 적은 편이다.

짧은 이야기나 드라마를 낭독하는 것도 본격적인 말하기 활동 이전에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연습이다. 둘 또는 그 이상의 학생들이 극적으로 텍스트를 읽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영어에 대해 친밀감을 갖게 한다. 낭독극은 영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유창하게 말해 보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활동이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의 말하기 활동에 책을 활용하려면 간단한 줄거리, 적은 수의 등장인물, 간단하고 명료한 언어로 구성된 이야기를 골라야 한다. 많은 학생이 ‘책의 내용을 모두 다 전할 수 있을지’를 걱정한다. 책 내용만 잘 선정해도 말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 줄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동화를 좋아한다. 내용의 전개가 빠르고 인물도 활기찬 편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내용이 길어 전체를 요약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신화(神話)는 대부분 등장인물의 약점, 방해꾼, 위험한 상황 등이 잘 설정돼 있어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잘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초·중급 수준에서는 내용이 너무 길고 어렵다고 느껴질 것이다.

말하기 연습만 보자면 민간설화(folk tale)가 괜찮다. 비교적 길이도 짧고 재밌는 내용도 많다. ‘아기돼지 삼형제’처럼 잘 알려진 민간 설화는 스토리텔링 소재로 이미 검증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장된 이야기(tall tale)도 스토리 기반의 말하기 활동에 좋다. 유머를 전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라 어린 학생들이 내용의 흐름에 쉽게 몰입된다.

신동일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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