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전격인사 배경]이회창대표 체제 보강에 초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가 3일 강재섭 (姜在涉) 총무를 대표정치특보로 전격 임명하고 하순봉 (河舜鳳)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 윤원중 (尹源重) 의원을 대타로 기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7일 임명된 姜총무를 채 한달도 안돼 대표의 가장 가까운 거리로 이동시킨 것은 李대표가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한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李대표는 2일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과의 심야회동에서 姜총무를 대표특보로 쓰겠다는 의중을 밝혀 허락을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姜특보와 尹실장은 모두 김윤환 (金潤煥) 고문의 핵심 측근으로 대선후보 경선 당시 李대표 캠프에 참여해 맹활약한 인물들이다.

姜특보는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이수성 (李壽成) 고문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李대표 압승을 이끌어 낸 수훈갑 의원이었다.

李대표는 이런 姜의원의 정치력과 친화력을 높이 샀다고 한다.

당초 대표비서실장으로의 기용도 생각했던 터였다.

영남표가 관건인 이번 대선에서 영남권의 차세대주자로 첫손 꼽혀온 姜의원의 최측근 보좌가 가져올 이미지 제고는 물론 아이디어 뱅크 활용의 행마 (行馬) 를 택했다는 얘기다.

초선 비서실장의 임명으로 3선인 姜특보가 사실상 李대표 공식참모조직의 1인자로 부각된 점도 눈길을 끈다.

고흥길 (高興吉) 수석특보, 정태윤 (鄭泰允).김성익 (金聲益).김충근 (金忠根) 특보등 현 특보단의 동력을 극대화할 에너지 충원인 셈이다. 측근들 '조율' 책임으로 사퇴한 河전실장과 함께 물러난 이흥주 (李興柱) 비서실차장은 李대표 대선행보를 물밑지원하게 된다.

尹비서실장도 金고문의 대표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자 경선당시 李대표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金고문측과의 가교역을 맡았다. 姜.尹양자가 金고문계 핵심이라는 점을 들어 총재직 이양후 金고문의 대표직 승계와 관련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