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자금난 몸살…환매채 팔아 급전 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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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금융시장 경색의 여파가 증권사의 자금난으로 파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자체 보유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RP (환매채) 를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판매에 나서 RP매각잔고가 사상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일부에선 보유주식을 대량 처분,가뜩이나 외국인들의 매물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증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부실 우려가 증폭되는 종금사등 2금융권에 대한 시중은행의 콜자금 대출 기피현상이 증권사로 번지고 있다.

국내 콜자금시장의 최대 수요자인 증권사들은 단기자금 융통에 충당하기 위해 사별로5백억~3천억원정도를 매일 콜시장에서 조달해왔으나 최근 시중은행이 몸을 사리면서 콜자금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특히 일부 소형 증권사들은 증시침체로 수지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부실화가 우려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콜자금 대출한도를 크게 줄이는 바람에 자금애로가 심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루 하루의 은행결제자금을 막기 위한 콜자금 수혈이 제대로 안되자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제시하면서까지 RP매각에 나서 자금난을 재촉하고 있다.

이에따라 34개 증권사의 RP 판매잔고는 지난 달 29일 현재 사상 최고치인 1조4천1백87억원으로 치솟아 금리와 기간이 자유화된 지난 7월31일이후 한달만에 무려 2천3백88억원이나 급증했다.

올 연초부터 지난 7월까지 월평균 RP매각은 4백50억원정도에 불과했다.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급전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달 18일부터 23일 사이에 4백6억원을 매도하며 은행.투신을 제치고 최대 매도세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쌍용투자.동양.고려증권등은 지난 7월중 1백억~3백억원씩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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