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정책의장·여의도소장 겸임 '잡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 17일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운영위 회의에서 김덕룡 원내대표(右)와 이강두 현 정책위의장이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김형수 기자]

여의도연구소는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싱크탱크다. 광범위한 자체 조사능력을 갖춘 데다 대표에게 직접 조언할 수 있는 위치 때문에 소장은 당내 어느 중진 못지 않은 실세다. 최병렬 대표 때는 윤여준 전 의원이, 이회창 총재 때는 유승민 의원이 소장을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표가 이한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한 데다 여의도연구소장직까지 겸임토록 하자 힘의 집중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일부 소장파 의원 등이 "여의도연구소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정책위의장이 소장을 겸할 경우 정책위 산하 조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17일 상임운영위에서 "바뀐 정당법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중 30%는 무조건 여의도연구소로 가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당 정책위는 예산이 없어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겸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양쪽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장은 한나라당 바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인사위는 일단 이한구 의원의 정책위의장 임명동의안을 의결했다. 여의도연구소장 겸임 문제는 다음주께 열릴 연구소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이가영 기자<ideal@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