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사 경기도에 '선물 보따리' 챙겨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18일 이해찬 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을 잇따라 만난다.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손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원 정책위의장과 회동한 뒤, 오후에는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이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손 지사 측은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의 조세.재정.교육.경찰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측근이 밝혔다.

손 지사는 정부.여당 고위 관계자와의 연쇄회동에 대해 "(수도.충청권이) 상생 균형발전이라는 원칙하에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정부.여당과 이 부분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의 대기업 신.증설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손 지사는 특히 "지금 여당의 수도권 대책을 보면 임기응변식으로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는 형태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이 부분도 지적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효과적인 수도권 발전 대책을 위해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지자체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특히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에 찬성했던 손 지사와는 심도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정부 과천청사 활용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외 기업의 연구개발(R&D)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지사도 15일 '과천에 연구개발 단지가 들어오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열어놓겠다"고 말해 정부.여당과 경기도 간에 어느 정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18일 만남에서 열린우리당은 '접촉의 정례화'에 가장 신경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첫 만남부터 경기도에 구체적인 '선물'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도 발전을 위해 공동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향후 접촉을 정례화할 수 있다면 훌륭한 성과"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경기도와 협조가 잘 이뤄지면 결국 서울.인천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도시 건설에 반대하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생각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