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무의탁 노인들 방문한 '맛클럽'주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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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원주시 관내 무의탁 노인들은 27일 생각지도 않았던 손님들의 방문을 받았다.

30~50대 주부들인 손님들이 소고기 표고버섯 장조림.고추주꾸미 볶음.미역튀김등 3가지 밑반찬을 내밀었다.

하루하루 생계 걱정으로 지내온 노인들은 이들이 마련해준 맛있는 밑반찬으로 오랫만에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낄수 있었다.

무의탁 노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맛클럽은 원주여성회관 주부교실 조리과정을 이수한 주부 45명이 모여 만든 취미클럽. 지난해 8월 발족돼 순수 취미활동으로 한달에 한번씩 모여 원주지역은 물론 전국 유명 음식을 맛보며 비법을 공부해 왔다.

올해초 "그동안 배운 요리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자" 며 회원들이 뜻을 모아 대상을 물색,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생활을 하고 있는 무의탁 노인들을 돕기로 결정한 것. 그동안 회비를 모은 것등 1백26만원으로 재료를 구입한 회원들은 지난 25일 여성회관에 모여 세가지 밑반찬 2백52통을 만들었고 27일부터 관내 84가구 무의탁 노인들을 찾아 나섰다.

밑반찬 배달은 시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제공받는 분들의 생활이 어떤지 직접 확인, 봉사의 뜻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 직접 방문했다.

뼈가 앙상한 무의탁 노인들의 처지를 목격한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밑반찬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매달 모여 먹던 점심값도 밑반찬 기금으로 적립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분기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나 뜻을 갖이하는 시민들이 늘면 매달 봉사할 계획이다.

유순임 (兪舜妊.52)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취미활동에서 봉사를 위주로 하는 모임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 회원들의 뜻" 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주면 고맙겠다" 고 말했다.

0371 - 45 - 2254 원주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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