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혼이 담긴 축구 지향 … 제2 박지성 키우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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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혼, 그리고 희망.

홍명보 신임 U-20 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미래인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40) 감독이 제시한 키워드다. 그는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 같은 선수를 내 손으로 키워내고 싶다”는 지도자로서의 포부도 털어놓았다. 그가 맡게 된 청소년 대표선수들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주축 멤버가 된다. 한국축구의 ‘내일’을 자신의 손으로 그려야 한다. 기대와 책임을 한 몸에 떠안게 된 그는 “제2의 축구인생이 열렸다”고 결연히 말했다.

◆“코치 경험 통해 많이 배워”=홍명보 감독은 “나는 감독 경험이 없다. 하지만 감독 경험이 훌륭한 감독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3년간의 코치 경험을 통해 필요한 것을 배웠다”며 경험 부족에 따른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그는 딕 아드보카트(현 러시아 제니트 감독) 감독이 대표팀을 맡던 2005년 코치로 선임돼 핌 베어백(현 호주대표팀 감독), 박성화 감독을 차례로 보좌했다. 그는 “리더십이나 선수를 자상하게 보살피는 면은 아드보카트 감독을, 완벽한 훈련 스케줄을 준비해 선수들의 훈련에 대한 불평을 없애는 부분은 베어벡 감독을 각각 닮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대회 경험이 많은 박성화 감독의 조언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희생할 수 있는 선수 선발”=U-20 대표팀의 당면 최대 목표는 9월 이집트 U-20 월드컵이다. U-20 월드컵은 예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로 불렸으며 1983년 박종환 사단의 멕시코 4강 기적으로 잘 알려진 대회다. 다음 달 이집트 초청 경기가 감독 데뷔전이 될 홍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 시간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홍 감독은 “기존 대표선수뿐 아니라 대학과 프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꼼꼼히 체크할 것”이라며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 축구 지능이 높은 선수를 우선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태영을 코치로 선임한 그는 “서정원과도 일하고 싶지만 지도자 자격증(A급)이 없는 게 문제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자격증 문제를) 협회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원은 홍 감독과 두 차례 월드컵(1994, 98년)에서 동고동락했다.

◆“창의적·조직적 축구 할 것”=회견 동안 홍 감독은 수차례 “꿈을 담겠다” “혼을 담겠다”고 했다. 그가 얘기하는 꿈과 혼을 담은 축구는 어떤 것일까. 그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수 조직력, 그 다음은 공격 때의 창의적인 움직임”이라며 “공격과 수비의 폭을 좁게 가져가는 ‘콤팩트 사커’가 가장 하고 싶은 축구”라고 소개했다. 선수 시절 세계적인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던 그지만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축구를 선호한다. 흔히 이탈리아 축구가 수비축구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대단히 공격적”이라며 “나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팀과 경기할 때에도 공격에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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