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61. 헤비메탈 … 국내 그룹은 어떤가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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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의 헤비 메탈 음악은 굳이 록 음악의 발전과 별개로 구분짓기는 어렵다.

록 음악의 전성기인 60, 70년대엔 미국에서 날아온 대중 음악이 한국대중정서에 깊숙히 자리잡아 한국의 헤비 메탈 음악은 커녕 독창적인 록 음악 그룹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80년대 10대들에 의해 대중음악 시장이 장악되고 성인들은 한국전통가요라고도 일컫는 트로트 음악이 득세하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록 음악들은 제도권에서 밀려나고 보다 지하화되고 마니아 용으로 치달았다.

한국의 헤비 메탈은 '딥 퍼플' 이나 '레드 제플린' 의 전성기가 완전히 끝난 후 그 후예들의 영향을 받았고, 성숙한 음악연주를 하기 이전인 10대들의 예민한 감수성 아래 자리잡기 시작했다.

80년대초 10대들로 구성되었던 시나위는 다른 메탈 밴드들에 비해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았다.

이승철이 리드 보컬리스트로 활약, '희야' 등 메탈 발라드 음악을 히트 시킨 '부활' 은 수많은 아마추어 밴드들의 흠모의 대상들이었다.

특히 시나위는 기타의 신대철을 비롯, 김종서.임재범 등의 보컬리스트들과 서태지.김민기 등의 음악인들을 배출해 한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인재 원천이 되었다.

또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유현상과 꾸준히 록 음악 연주를 해온 김도균 등이 이끄는 그룹 백두산은 보다 강력한 사운드로서의 헤비 메탈을 구사했었다.

꾸준히 마니아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모은 헤비 메탈 그룹인 '크래쉬' 는 음악적인 실력도 인정받는 연주와 파워로 유명한 편이다.

80년대 말과 90년대 들어 한국의 헤비 메탈 그룹은 굳이 헤비 메탈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70년대식의 록 음악으로 회귀하거나 외국서 밀려오는 얼터너티브 록에 물들기도 했고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댄스와 랩 음악의 기세에 눌려 이렇다할 자생력을 가지기 어려웠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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