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항공기 안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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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주일 남짓사이에 괌 대한항공기 추락을 비롯, 미국에서만 5건의 항공기사고가 잇따라 모두 2백30여명이 숨지자 항공안전기준의 재검토요구등 항공안전 문제가 미국에서도 큰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플로리다주의 벨류젯 여객기추락, 7월 뉴욕 TWA기 공중 폭발로 촉발됐던 논란이 이번 연쇄사고로 또다시 불붙은 것이다.

미 언론들과 사고조사관들은 최근의 연쇄사고를 계기로 항공산업의 발전과 승객안전을 담당하는 미 연방항공국 (FAA) 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규제 철폐로 요금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여파가 특히 신설항공사들에 미친 문제점들에도 비판을 가하고 있다.

미국내에서는 지난달 31일 페더럴 익스프레스 소속 MD - 11 화물기가 뉴욕 인근 뉴어크 국제공항에 내리다가 활주로에 충돌했으나 다행히 탑승자 5명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또 지난 6일 대한항공기 추락, 이어 7일에는 파인항공 소속 DC - 8 화물기가 마이애미 공항을 이륙한 직후 공항부근 도로에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몰사했으며, 같은날 워싱턴주의 알링턴 공항을 이륙한지 얼마 안된 소형 항공기 2대도 공중충돌한후 추락했다.

미 항공정책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이와 관련, FAA가 미 항공산업을 진흥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론 규제해야 하는 상반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항공사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안전장비 확보를 강요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연방운송안전위원회 (NTSB) 도 FAA가 TWA기 추락과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질책하는 서한을 지난달 발송하기도 했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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