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계속되면서 업종별로 호·불황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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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에어컨 대리점.백화점은 쾌청, 재래시장.노래방 흐림.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업종별로 호.불황이 엇갈리고 있다 무더위 속에 최대의 특수 (特需) 를 누리는 곳은 에어컨 대리점. 재고가 바닥난 대리점에는 웃돈을 얹어주겠다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까지 걸려온다.

모 전자 서울용산대리점 주인 李윤상 (52) 씨는 "지난달 25일께 물량이 바닥났는데 요즘에는 10만원을 더 주겠다는 손님들도 있다" 고 말했다.

다방.음식점등의 얼음 사용량도 부쩍 늘었다.

얼음판매상 문덕재 (文德載.34.서울종로구경운동) 씨는 "하루 주문이 지난해보다 2배가 늘어난 5백봉지나 된다" 고 밝혔다.

서울종로구인사동 T커피숍 주인 한성희 (韓成嬉.28) 씨는 "음료수 대신 빙수를 찾는 손님이 하루 70여명에 이르러 자체 제빙기로는 얼음이 많이 모자라 사다 쓴다" 고 말했다.

피부과병원도 지나친 일광욕과 땀을 많이 흘려 생긴 접촉성 피부염.무좀등에 걸린 환자들로 문전성시다.

또 냉방이 잘된 백화점들은 비수기에 매출액이 늘어 짭짤한 재미를 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더위가 맹위를 떨친 최근 2주동안 얌체 피서족이 포함되긴 했지만 고객이 평소보다 10% 늘어 하루 11만명이나 됐으며 이에따라 매출액도 5% 늘었다" 고 말했다.

반면 재래시장은 무더위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남대문시장은 하루 고객이 평소보다 30%나 줄어든 20만명선에 불과했다.

남대문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김광호 (金光鎬.38) 씨는 "시장 손님들이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장사가 안돼 문을 닫고 휴가가고 싶은 심정" 이라고 밝혔다.

휴가철이 겹치면서 노래방들도 파리를 날리기는 마찬가지. 서울중구남대문동 S노래방 종업원 김중진 (金重鎭.21) 씨는 "평소 월1백20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7월에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10개의 룸 가운데 1~2개만 손님이 있을 뿐" 이라고 밝혔다.

김영훈.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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