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바이러스 통해 암도 전염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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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암도 전염된다. '

지금까지 암은 원인불명일 경우를 제외하곤 유전에 의해서나 발암물질에 오랫동안 끊임없이 접촉한 결과로 걸리는 병이라는 게 일반적 통념. 그러나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발표된 암관련 논문들을 종합, 암도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전염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암환자 곁에 있다고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미생물에 감염됐을 경우 암을 일으킬 확률이 증가하므로 전염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 따라서 청결한 개인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암예방을 위한 첫걸음이란 주장이다.

대표적 사례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간암과 파필로마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 우리나라에선 드물지만 엡슈타인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악성림프종, 헤르페스바이러스가 에이즈환자에게 흔히 일으키는 카포시육종도 있다.

물론 감염자는 비감염자에 비해 수십배나 높은 암발생 확률을 감수해야한다.

또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헬리코박터 세균의 위암 유발 가능성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의대 줄리 파소넷교수팀은 위장내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 세균이 위점막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해 위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내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 도 지금까지 재발성위궤양의 원인균쯤으로 생각해온 헬리코박터 세균을 대표적 위암발암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성인 4명중 1명에 불과한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우리나라에선 90%에 육박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국을 같이 떠먹는등 우리 고유의 비위생적인 식습관을 주범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전염 우려가 높은 암으로 지적된 위암과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각각 남녀 제1위 암을 차지하고 있으며, 간암은 우리나라 남성에게 두번째로 흔한 암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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