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책 읽으면 실력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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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동 잉글리시 프리미어 방배센터에서 신동우군과 엄마 이세영씨가 영어책을 고르고 있다. [전민규 기자]

지난달 20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영어도서관 ‘잉글리시 프리미어 센터’(서초구 운영). 어린이와 학부모 20여 명이 자유롭게 앉아 영어책을 읽고 있다. 신동우(9·서울 서래초 2)군은 일주일에 2~3번 이곳에 와 영어책을 읽고 집으로 빌려간다. 엄마 이세영(37·서울 동작구)씨는 “이곳에서 영어 독서능력 테스트를 받은 후 아이가 수준에 맞는 책을 읽게 돼 영어책 읽기에 더 흥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규상(12·서울교대부설초 5)군은 “실력에 맞는 영어책 읽기로 6개월 만에 읽기 능력이 중급에서 고급으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이미란 방배센터장은 “영어 독서능력을 테스트해 자기 실력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의 책을 읽는 것이 독서에 흥미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효과적인 수준별 영어책 읽기에 대해 알아봤다.

초급 그림 동화책으로 흥미 유도

YBM ECC 교육연구소 이동주 연구원은 "영어독서지수가 200~300의 초급 수준이면 읽기는 가능하지만 장문의 글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휘 실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아이들은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그림 동화책을 읽는 게 바람직하다.

초급 단계에서는 영어책 읽기에 흥미를 유도해 영어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어휘 수가 많은 책을 무조건 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이 있는 책을 선택해 모르는 단어는 그림을 통해 유추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글이 길지 않으므로 소리 내 읽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중급 챕터북 시리즈로 독서량 늘려

영어의 문장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중급(500~700) 단계에서는 줄거리가 여러 장으로 구성된 챕터북이 적합하다. 이 센터장은 “영어 독서량을 늘릴 수 있도록 관심있는 분야의 챕터북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읽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급 수준이 되면 영어책의 스토리에 대한 이해력이 향상되는 시기다. 서강대 SLP 영어교육연구소 이영옥 소장은 “독후 활동으로 다양한 형태의 북리포터(줄거리 요약해 보기, 마지막 부분 바꾸어 보기, 주인공과 자신의 입장을 비교해 써 보기)를 작성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소리 내 읽기보다는 묵독이 좋다. 집중해서 책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급 다양한 분야 읽어 지식 습득

850 이상은 고급 수준으로 복잡한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사전 없이 문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유추해 글로만 이루어진 영어책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단계다. 이 시기에는 어휘 실력을 늘리는 동시에 여러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영어책을 읽히는 게 좋다.

영어책을 읽은 후 책과 관련된 에세이를 써보거나 특정한 주제와 영역을 정해 읽은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본다. 이 연구원은 “관련된 자료를 스스로 찾아본 다음 실력이 비슷한 친구들과 토론을 하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정현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영어독서지수(Lexile Score)= 미국에서 사용되는 독서지수. 교육평가 전문 출판사인 독서 능력 측정 지표다. 학생의 독서 능력과 독서 난이도를 일치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미국 국·공립 학교의 교과서도 이 기준을 근거로 제작되고 있다. 도서목록은 해당 인터넷 사이트 (www.lexile.com)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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