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지분 실질적 최대보유 한국전력 실력행사 여부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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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제2시내전화 사업권을 확보한 하나로통신의 지분 7%씩을 보유하고 있는 한전과 두루넷이'한집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기업인 한전의 전화회사 경영권 장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전이 통신회선 임대업체인 두루넷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제2시내전화회사의 주요주주중 한전과 두루넷은 사실상 같은 회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된 것은 지난 5월말 데이콤이 주도하는 하나로통신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공식제기한 이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가 30대 그룹 범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두 회사가'동일인'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한국통신과,하나로통신의 다른 주주들은 한전이 사실상 14%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봐야 하며 10%를 보유한 데이콤을 제치고 최대주주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전측 의사가 적극적으로 표명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자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장 선임의 경우 한전이 별다른'실력'행사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데이콤의 경우처럼 사장은 정통부가 추천하는 인사가 취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벌써부터 초대(初代)사장에 정통부 출신의 데이콤 현임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사는 삼성전자.현대전자.대우통신.SK텔레콤등 주요주주사에게 비상근이사가 한명씩 배정된다.상근이사중 전체 임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설 또는 전송분야의 경우 한전측 인사들이 선임될 전망이다.기술담당 부사장으로 이미 한전의 고위임원이 물망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측이 초기에 사장 선임등 경영행위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더라도 일단 사업이 본격화되면 두루넷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전면에 나설 경우 기간통신사업의 하나인 시내전화사업에 한국통신과 또 하나의 공기업인 한전이 경쟁하게 돼 공기업 운영의 비효율성이라는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남일총(南逸聰)연구위원은▶이윤동기가 떨어지는 공기업인 한국통신과 한전이 시내전화에서 맞붙는 것은 사회적으로 비효율적일 뿐아니라▶전력사업의 부실화가 예상되며▶공기업 민영화라는 정책추세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민호 전문기자

<사진설명>

하나로통신이 시내전화서비스 상황실로 사용할 서울 용산의 데이콤 시외전화 종합상황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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