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8천m급 14개봉 등정한 산악인 크지슈토프 비엘리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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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진정한 알피니스트라면 남이 만든 등산로 대신 자신이 직접 새로운 루트를 뚫고 나가는 모험심을 갖춰야 한다.그러한 산악인만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5일 국제캠프 초청으로 방한한 크지슈토프 비엘리키(폴란드.47)는 진정한 알피니즘과 산에 오르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8천급 14개 봉우리를 오른 5명의 세계 산악인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비엘리키.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이곳에 왜 혼자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말한다.

비엘리키는 1950년 바르샤바에서 3백㎞ 떨어진 카토비치 인근 티히에서 태어났다.등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매연으로 가득찬 고향을 탈출한다는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됐다.

지난 80년 에베레스트(8천8백48)를 오르면서 시작된 그의 8천급 고봉 등정사는 지난해 K2(8천6백11.8월10일)와 낭가파르바트(8천1백25.9월1일)를 추가함으로써 16년간 14좌 완등의 대장정을 마쳤다.

“산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실수하기 때문에 조난사고가 발생한다.꼭 올라야 한다는 야망,즉 강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그만큼 위험도 낮아진다”며“산을 오를수록 산에 대해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능력에 맞는 산악인끼리 원정대를 꾸려 등반을 떠나는 것이 세계 알피니즘의 흐름인 만큼 내국인들로만 구성해 떠나는 한국의 해외원정 스타일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갑내기 부인과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내년말까지 7대륙(남극 포함)의 최고봉을 오를 계획이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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