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연이 불편했는지 뉴욕 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스콧(A.O.Scott)도 필봉을 휘둘렀다. 지난해 미국 개봉 직후 영화평에서 “영화팬과 오스카상 심사위원들에게 윙크하는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졸리의 불안과 공포, 슬픔과 분노를 잦은 클로즈업으로 강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오스카상에 값한다”면서도, “칭찬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체인질링’ 팬 사이에선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물론 이스트우드 감독이 또다시 오스카상을 탐냈다고 한들, 이 장면과 직접 연결시킬 근거야 없다. 영화의 배경이 할리우드의 황금기였던 1930년대 LA란 걸 상기하면 별 난데없지도 않은 에피소드다. 다만 ‘오스카상을 노린(Oscar bait)’이란 관용구가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는 요즘, 노장의 사려가 더 빛났으면 어땠을까.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 법이듯 말이다.
강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