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곡물지원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녘 주민들에게 남쪽의 따뜻한 동포애 손길이 12일부터 직접 전달되기 시작했다.

대한적십자사는 당초 이날 오전 중국을 거쳐 신의주.만포.남양 세곳으로 대북(對北)지원식량을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신의주를 제외한 두곳은 중국현지 화물열차 사정으로 지연됐다.

신의주쪽은 비교적 순조롭게 전달됐다.한적(韓赤)에선 지역별로 3명씩 모두 9명의 대표단이 파견돼 중국과 북녘땅을 넘나들며 식량을 넘겨주고 인수증을 받는등 인도절차를 밟고 있다. ◇신의주=한적 긴급구호대책본부의 고영기(高永基)지원과장과 이용헌(李容憲).최종채(崔鍾彩)지원담당관등 한국 대표단 3명은 12일 아침 중국 단둥(丹東)역에서 옥수수 도착상황과 선적상태를 확인했다.

이들은 통관절차를 마친뒤 오전10시10분(이하 우리 시간) 승용차편으로 압록강다리를 건너 다리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북적(北赤)관계자들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했다.

뒤이어 10시30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정 기탁한 옥수수가 북한측 디젤기관차에 이끌려 압록강철교를 건넜다.식량은 오전.오후 두차례 나눠 모두 9백60이 전달됐다.

한적 대표단은 입국절차를 마친뒤 북한측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낮12시30분쯤 신의주역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들은 신의주역에서 이호림 북적 대표단장등 북적 관계자 3명과 잠시 환담을 나눈뒤 미리 도착한 옥수수 가루를 인도했다.

전달식을 마친 한적 대표단은 압록강여관에서 북적 대표단과 한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적십자 활동,개인신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李북측단장은“옥수수를 기증한 전경련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며“옥수수는 전경련이 의도한대로 평안도와 함경도에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

한적 대표단은 오후4시30분 단둥으로 돌아왔으며 이에앞서 남북 적십자간 합의대로 옥수수 하역과 검수,인도.인수 장면을 촬영했다.

◇남양=중국 투먼(圖們)에서 북한 함경북도 남양으로 전달하려던 옥수수 1천은 중국측 사정으로 13일로 지연. 이계복(李桂馥)한적 긴급구호대책위 지원과장은“불순한 기후로 창춘(長春)에서 선적이 늦어진데다 중국측의 화차사정 때문에 부득이 북송이 하루 늦춰지게 됐다”면서 “차질없는 운송을 위해 중국 홍십자회를 통해 관계당국과 접촉중이며 북한측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투먼역에 12일중 30량의 옥수수가 도착할 예정이나 중국 해관측의 검수.검역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13일중 북한의 기관차(1천8백견인능력)1량이 중국으로 나와 화차를 끌고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적 대표단들은 오전9시27분 중국 투먼해관에서 수속을 마치고 투먼대교를 걸어 남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전례없는'도보입북'때문인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취재진에 인사한뒤 5분정도 걸어 두만강 건너편 북한 국경검문소(4층 콘크리트 건물)에 도착,북적 관계자 3명의 영접을 받고 입국절차를 밟았다.

한적 대표단은 북적 관계자와▶통신은 중국~북한 철도사무소 또는 일반 국제전화를 이용하고▶수송은 북측 요청대로 이틀 간격으로 1천을 전달하고▶사진촬영은 남북적십자간 합의에 따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대표단은 이어 북한 온성군 적십자위원장 초청으로 온성군 왕래산 여관에서 점심식사를 한뒤 오후4시 투먼으로 되돌아갔다.

◇만포=지안(集安)~만포 운송로는 다른 두곳에 비해 통신사정이 가장 나빠 곡물수송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예정대로 12일 밤 옥수수 8백여을 실은 화차가 지안에서 만포로 출발했다. 한적 관계자는“중국측은 당초 옥수수 수송량이 최대 5백이라고 했으나 북한측이 8백 수송을 강력히 희망,중국측에서 양보함으로써 수송문제를 타결지었다”고 밝혔다. 단둥.투먼=특별취재반

<사진설명>

고영기 대한적십자 긴급구호대책본부 지원과장이 12일 구호곡물이 도착한 신의주역 접견실에서 이호림 북한적십자회 부부장과 인도.인수증을 교환하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 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