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군의관의 살신성인 - 김길동 대위, 훈련중 사병 둘 구하고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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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그는 꽃다운 젊음을 부하 2명을 살리는데 던지고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4일 오후 서울강서구 국군통합병원 영안실에는 산악행군도중 쓰러진 부하 사병들을 치료해 생명을 구한 김길동(金吉東.31)대위가 마지막으로 부하들의 떨리는 경례를 받으며 누워있었다.

을지부대 51연대 군의관인 金대위는 2일 오후6시쯤 강원도인제군 연대전투단 훈련을 위한 산악행군도중 탈진해 쓰러진 金모 일병을 응급처치,강원도홍천의 철정병원으로 긴급후송한뒤 훈련에 복귀했다.그러나 돌아오자마자 尹모 이병이 또다시 쓰러져 사경을 헤매자 재차 병원으로 후송,尹이병의 생명을 건졌으나 그는 응급실에서 결국 탈진해 쓰러지고 말았다.국군통합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3일 오후5시30분쯤 순직했다.

金대위는 심한 두통과 몸살감기에도 불구,구급차를 타고 부대에 출근해 훈련에 참가했던 터였다.

부인 윤선옥(尹善玉.28)씨는 “그동안 만나기 힘들어'15일 강원도로 이사하면 매일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마음설레었는데…”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대구출신인 고(故)金대위는 경북대의대에서 이비인후과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마친뒤 4월19일 산악군단인 을지부대 군의관으로 임관됐다.金대위는 부인 尹씨와의 사이에 3개월된 딸을 두고 있다.

을지사단은 金대위의 살신성인정신을 기려 1계급 특진을 상신키로 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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