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화이후 대치政局 與 후속조치 마련속 野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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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대통령의 30일 담화 이후 야권의 모습은 불붙은 기름탱크 같다.

31일에는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청와대의'중대결심'으름장 속에 신한국당은“담화 후속조치 마련과 단호한 대응”을 호언하고 있으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대통령 하야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자민련의 대응이 더욱 거센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국당 이회창대표는 각계원로들을 만나 시국수습에 관한 의견을 들을 참이다.원로들의 입을 빌려 야당의 대선자금'파헤치기'요구를 차단하겠다는 복안도 있는 듯하다.

박관용(朴寬用)사무총장과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는 야권에 밀리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朴총장은“야권의 하야론 주장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하야론은 경제회복 조짐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주장이며 국정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朴총무는“오는 9일 국회를 열되 어떠한 전제조건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야권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다음 협상에 나설 생각이다.

…국민회의는“김대중총재의 92년 대선자금도 국정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나섰다.金대통령의 대선자금을 발가벗기기 위해 어떤 일도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국민회의의 공세는 담화중'중대결심'을 주된 표적으로 하고 있다.金총재는 간부회의에서“(중대결심 발언이)개헌.비상조치등 구구한 억측을 낳으며 진상을 모르는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장이다.

대변인 성명도“역대 군사독재자들이 써먹은 국민 협박수단의 부활”이라고 비난하며 이에 대한'사과와 해명'을 우선 요구했다.

…이날 창당 2주년을 맞은 자민련은 행사 와중에도 대여공세를 계속하느라 분주했다.

김종필총재가 특히 발끈한 모습을 보였다.비공개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는 2일 전국 지구당위원장회의 소집을 지시했다.그는 참석자들의'미지근한'발언에 대해서는 전에 없던 강경한 태도로 꾸짖었다.

金총재는 창당 2주년 기념사에서도“오늘이 중대 모멘트이나 (담화와)관련된 얘기는 하지 않겠다”며 특히 언론에서'JP 왜 침묵하나'같은 기사를 쓰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곧 폭탄을 터뜨리리라는 암시다.

31일밤 열린 당3역 비밀대책회의는 사실상 당론화된'金대통령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추진전략을 가다듬었다는 후문이다. 김석현.이상일.김현기 기자

<사진설명>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31일 간부회의에서 정국대처방안등을 논의하기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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