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언성 오간 3시간 九龍爭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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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대표와 다른 대선 예비후보들이 31일 저녁 李대표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다.전경련회관 중국음식점에서 열린 대선 예비후보들의 만남은 오후6시30분부터 3시간동안 진행됐다.

李대표와 이수성(李壽成).이한동(李漢東).박찬종(朴燦鍾).이홍구(李洪九)고문,김덕룡(金德龍).최병렬(崔秉烈)의원,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李대표 거취문제만으로 무려 1시간50분동안 입씨름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결렬. 반(反)이회창대표 진영은“공정한 경선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구했고 李대표는“내 양식에 맡겨달라”며'황소고집'으로 버텼다.김윤환(金潤煥)고문은 예상대로“李대표에게 맡기자”며 李대표를 거들었다.그러나 金고문은 오후8시40분쯤 퇴장해 李대표는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2대7의 대결에서 1대7의 상황이 됐다.

李대표를 몰아붙이는데는 이수성고문이 가장 적극적이었다.李고문은 그동안 李대표 사퇴문제에 관한한 反이회창 진영에서 제일 점잖은 태도를 취해왔었으나 이날은 달랐다.문제제기를 가장 먼저했고 말도 많이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주자들이 시기를 못박자고 요구했으나 李대표는 시한을 정하는데 동의하지 못한다고 버텼다.양측 모두 얼굴이 벌게지는 격론이었다고 전해진다.그런만큼 오는 4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李대표의 주례보고가 주목된다.

李대표는“대표직 프리미엄을 활용한다는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지구당개편대회에 독점참석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을 마련했으나 분위기가 팽팽해 꺼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경선때문에 대표직을 내놓는 것은 전례도 없고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등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그러나 李대표가 계속 철벽방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반 이회창 진영은 4일 주례보고에서 李대표 사퇴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강력 반발할 것 같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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