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씨와 통화 악연’ 검사장들 앞길 막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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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차(64·구속 수감·사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가 13일 실시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검사장급 간부가 박 회장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14일 “검사장급 간부 2~3명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에서 박 회장과 전화 통화 등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당 인사들은 주요 보직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검찰 간부들의 교류 의혹은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포착됐다고 한다. 국세청이 검찰에 넘긴 박 회장의 메모와 일정 등에서 일부 검찰 간부와 박 회장이 전화 통화를 하거나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검찰 조사에서 이들이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연락만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검찰이 박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만큼 비리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취지에서 해당자들에게 인사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검찰의 후속 간부 인사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 중수부는 지난해 12월 박 회장을 조세포탈 및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뒤 정·관계 로비 의혹을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계좌 추적과 회계 자료 분석 등이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한 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전지검 차장으로 전보된 박영관 제주지검장이 13일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조한욱 광주고검 차장도 14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장급 자리 2개가 공석이 됨에 따라 후속 승진 인사가 예상된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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