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식 행사 20세기 최대 취재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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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0세기말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라 불리는 오는 6월30일 자정의 홍콩반환식 행사는 역시 20세기말 최대의 취재전쟁을 야기시킬 전망이다.12일 홍콩반환 행사준비사무국에 따르면 이제까지 반환취재를 신청해온 전세계 언론기관은 7백78개에 취재인원만 8천4백23명에 달한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6천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홍콩이 1백6개사 2천8백16명의 취재인원을 동원,당사국답게 1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일본이 무려 45개사에 1천3백명을 파견,미국의 1백8개사 1천47명을 누르고 외국언론사중에선 가장 많은 취재단을 구성했다.

홍콩을 주고 받는 입장에 선 영국과 중국은 각각 6백88명(63개사)와 6백10명(16개사)을 파견,사이좋게 4,5위를 지키고 있다.한국은 20개사가 모두 1백14명의 취재진을 파견한다.

그러나 이같은 숫자는 아직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밀려드는 각국 취재단의 요청을 반환행사준비사무국이 뿌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각국 취재단의 취재 전쟁은 호텔 예약과 취재에 유리한 장소선점 경쟁으로 이미 그 포문을 열고 있다.

지난 3월로 약 4만개에 달하는 호텔방이 거의 동나버리자 이젠 자기집을 세놓겠다는 장삿속 빠른 홍콩인들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카메라 자리다툼을 벌이는 방송사들의 경쟁이 치열,미국의 CNN은 홍콩섬 센트럴에 위치한 홍콩의 4대호텔중 하나인 만다린호텔 옥상을 아예 통째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반환행사가 열리는 컨벤션센터와 영국주최 고별행사가 펼쳐질 프린스오브웨일스빌딩 중간에 위치,두 행사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홍콩아트센터 옥상도 홍콩과 영국,미국 컬럼비아방송국등 수개 TV사에 의해 점령됐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토머스 찬 정부신문처 주임의 부탁이다.취재단은 너무나 많은데 비해 취재할 행사는 빈약,자칫 실망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이야기를 지어내 보도하는 것은 제발 삼가달라는 것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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