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前포철회장, 정치재개 신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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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태준(朴泰俊)전포철회장이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서울 행보(行步)'를 내디뎠다.

첫 걸음은 국립묘지를 찾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 것이다.포항에서 3박4일을 보내고 10일밤 서울로 올라온 朴전회장은 12일 오전 국립묘지를 참배한다.이 자리에서 朴대통령의 아들 박지만(朴志晩)씨와 만날 예정이다.

포항공대 학생회 초청강연도 예정돼 있다.

그는 또 대법원 형확정으로 의원직(포항북구)을 내놓은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을 면회하고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신한국당 최형우(崔炯佑)고문을 문병할 계획도 갖고 있다.許전의원은 한때 朴전회장과 적대적인 사이였다.반면 崔고문은'朴씨의 정치적 사면'을 위해 노력한 특별한 관계다.朴전회장은 대선출마설.TK(대구.경북)신당설.JP(자민련 김종필총재)와의 연대 가능성등을 일단 부인하면서 자신의 일정을 이어갈 참이다.그렇지만 이런 관측을'즐기는'그는 대선 구도에 캐스팅 보트를 쥘 와룡(臥龍)이라는 평가에 빙긋이 웃는 것으로 관심을 북돋우고 있다.지난주 포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에서“그냥 온게 아니다.뭐좀 해보려고 온 것”이라며 운을 띄운 것도 같은 계산법의 소산인 듯하다.

최근 경제위기 상황과 맞물려 3공과 박정희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일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보자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선 그가 너무 오랫동안 나라밖에 있었던 점과 민자당 시절 보였던 서툰 정치력을 예로 들며“한두달만 지나면 거품이 걷힐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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