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大選자금 정국 - 與野 폭로.맞불전 펼치며 이전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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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92년 대선자금을 둘러싼 시비가 거듭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일부 예비후보들까지 야권의 민자당 대선자금 공개요구에 동조하는 가운데 3일엔 민주당측이 김대중(金大中)당시 민주당후보의 대선자금 초과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 주변 인사들은“92년 대선당시 김대중 현 국민회의총재가 5백억~6백억원의 선거자금을 썼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했다.

신한국당 박찬종(朴燦鍾)고문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문화방송 주최'정치인과 시민 대토론회'에서“야당이 대선자금 공개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공개를 촉구하는 주체가 될 자격이 없는 분들”이라고 비난했다.국민회의는 특히 야당인 민주당이 자신을 물고 늘어지는데에 발끈했다.

'여당의 기쁨조''신한국당 2중대'라며 민주당을 몰아세웠다.朴고문의 주장에 대해선“대꾸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야당음해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뭉칫돈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푼돈을 모아 선거를 치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같은 말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韓光玉사무총장),“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을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가 있는 마당에 민주당측이 야당까지 끼워넣는 양비론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야당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柳鍾珌부대변인)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신한국당 김영백(金榮百)부대변인은“김대중후보와 한배를 탔던 민주당측 주장으로 金총재의 주장이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관용(朴寬用)사무총장은“다 아는 얘기 아니냐”며 즉답을 피하면서도“민주당 사무처에서 사용한 공식금액이 5백억~6백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기택총재가 한발을 뺌으로써 야당쪽으로도 비화될 것같던 대선자금 시비는 주춤한 형국이다.2일“공조직 지원자금만도 2백억원은 될것”이라며'5백억~6백억원'설을 흘렸던 李총재는 3일“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모 언론사 기자가“법정비용보다 2~3배 사용한 것 아니냐”고 묻고는 이를 시인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해명이다.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법정비용 초과지출 가능성을 여전히 흘리고,신한국당측이 부채질을 함으로써 당분간 대선자금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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