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있는공간>벽에 붙인 다림질대 - 성남시분당구 화가 최예심씨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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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다림질이 가사노동중 가장 힘든 일의 하나라는 건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게다가 다림질만 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없는 집에선 무거운 다림질대나 톡톡한 천을 다리미와 함께 거실이나 안방에 펼쳤다가 치웠다가 하는 수고를 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성남시분당구 현대시범아파트에 사는 화가 최예심(51)씨의 집에도 다림질을 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없다.하지만 그녀의 다림질은 한결 가뿐하다.왜냐하면 지난 2월 이사를 오기전 집안 개조공사를 하면서 벽부착형 다림질대를 설치해 이리저리 다리미대를 옮기는 번거로움을 덜었기 때문.게다가 새로운 수납공간까지 덤으로 주어져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가 됐다.

“이사를 하고 보니 다림질대(사진)를 놓을 수 있는 숨은 공간이 없어 고민이었어요.그런데 공사를 맡은 인테리어 업체에서 이런건 어떻겠느냐고 권했고 저는 좋다고 했죠.하고 보니 다림질대만 내리면 돼 사용이 간편하고 다리미.물뿌리개도 항상 같이 놓을 수 있었어요.거기에다 보기에도 깔끔하니 큰 만족이죠.이걸 본 이웃들은 모두 좋다며 자기들도 해야겠대요.”최씨의 은근한 자랑이다.다림질대 수납장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져 있어 박스 아래와 윗부분의 공간에 갖가지 살림도구등을 보관해 둘 수 있도록 돼있다.수납장의 문은 공기순환을 원활하게 해 달궈진 다리미가 쉽게 식도록 창살문으로 만들었다.

최씨의 다림질대 수납장은 부엌과 식당사이 벽쪽에 설치돼 있으며 높이는 사용자가 서서 다림질할 수 있도록 키에 맞춰 제작됐다.이 박스를 설치하는데 든 비용은 박스제작비와 설치 인건비를 포함해 50만원 정도. 집안 인테리어를 맡았던 영보디자인(02-568-4286) 이인영 대표는“벽부착형 다림질대 박스는 외국의 리빙디자인 박람회등에서 가끔 선보이는 아이템”이라며“박스를 달기 위해서는 공간의 여유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한다.아직 높이 조절이 불가능한 만큼 설치할 때 사용하기 편리한 높이를 잘 정해야 한다는게 그의 충고.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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