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 상정이니 뭐니 말만 …” 이회창도 김형오 의장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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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2일 “이번 국회 사태가 악화된 데엔 국회의장도 일조했다”며 김형오 의장의 모호한 처신을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일찍부터 (김 의장이) 직권중재니 하면서 직권 소리를 남발하니까 직권 의장이란 별명이 나오는데 (그러면) 야당이 긴장하고 대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태가 도저히 의장이 개입해 직권 상정으로밖에 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면 정말 직권 상정해야 할 것을 추려 여당에 요구하고 실효성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총재는 “본회의장 점거가 불법적이라고 판단되면 불법을 바로잡는 게 의장 권한 아니냐. 직권 상정이니 뭐니 말만 해 놓고 그 다음엔 흐지부지 끌고 가고 그러다가 또 직권 상정한다고 나오면 여야에 설득력이 없어진다”고 질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날 새해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김 의장에게 “국회운영의 책임이 국회의장에게 있으니까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고 잘하라”고 당부했다고 배준영 의장실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보름 만에 출근한 김 의장=김 의장은 이날 국회 신년하례회를 시작으로 의장실에서 업무를 재개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민주당이 의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보름 만이다. 김 의장은 국회 사무처 간부들에게 “그동안 욕도 많이 먹었고 앞으로도 많이 먹을 각오가 돼 있다. 나는 욕 먹는 것이 두려워 원칙이나 합리성을 저버릴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첫날인) 1일이 지났지만 8일이 지나야 정치적 새해를 맞을 것 같다”며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 국회 내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일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며, 결코 민주주의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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