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형 뉴스로 틈새시장 공략 - UPI, 인원.기구 축소 비장한 생존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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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0년 역사의 UPI통신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다 못해 과감한 기구.인원축소와 사업방향 전환,제작스타일 변경등 비장한 생존전략을 수립,시행에 나서 화제다.

UPI는 우선 제작.관리분야의 중역들을 대폭 정리했다.또 4백50명의 정규직원과 2천명의 시간제 직원을 각각 3백명과 8백명으로 절반이하로 줄였다.오너기업(사우디계인 미들 이스트 브로드캐스팅 센터)의 본부가 있는 런던을 제외하고

모든 유럽지국도 폐쇄했다.미 국내지사 역시 뉴욕.워싱턴.시카고.로스앤젤레스.댈러스.마이애미를 제외하고는 다 없애는 대신 프리랜서들에게 크게 의존키로 했다.

사업의 무게중심을 종래의 와이어 뉴스에서 라디오 방송부문,컴퓨터 전자뉴스,전화 음성뉴스,호출기 화면용 헤드라인뉴스등'틈새 저널리즘'에 두기로 전환한 것도 특징.경쟁사인 AP.로이터에 주고객인 신문사들을 대거 빼앗긴데 따른 고육책이

다.

틈새 저널리즘을 위한 새로운 기사스타일도 개발됐다.기사의 길이가 최대한 3백50단어 이내로 짧아졌다.3백50단어라면 다른 통신사 평균 기사량의 절반 정도.깔끔한 단문이 장려되면서 장황한 미사여구나 복잡한 해설이 금기시됐다.방송뉴스

.전자뉴스.음성뉴스.호출기뉴스등에는 USA투데이 식의'요약형 뉴스'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UPI는 1907년 창설 이후 AP와 어깨를 나란히해 왔으나 80년대들어 고전을 면치못해 86년이후에는 오너가 세번 바뀌고 파산 2회,법원의 청산명령까지 받는등 위기가 이어졌다.이때문인지 UPI의 생존전략은 반발의 소지가 적지 않

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부적으로 참고 견디며 빨리 적응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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