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 지시 어기며 한보 대출 - 특위 제일은행 답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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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철수(李喆洙).신광식(申光湜)전행장이 구속된 제일은행의 국회 한보특위 보고는 한보대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류시열(柳時烈)신임행장이 비교적 분명한 대답을 해 활발한 추궁이 이뤄졌다.

柳행장은“대출의 최종책임은 은행장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제일은행측이 실무차원에서 한보철강의 신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점을 시인했다.

이인구(李麟求.자민련)의원은 “한보 부도설이 나돌던 때'대출을 삼가라'는 은행감독원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계속해줬다.은감원 지시를 어기며 대출해준 또다른 기업이 있느냐”고 질문,柳행장으로부터“한보가 유일하다”는 답변을 얻어냈

다.

박주천(朴柱千.신한국당)의원은“95년 한보철강은 부채비율 8백45%,경상손실 2백80억원이 넘어 종합평가표상 재무상태에는 최하등급을 주면서도 사업전망.은행과의 관계.경영방식.경영능력등 주관적 항목에 높은 평점을 주는

편법을 썼다”며 대출심사서류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柳행장은 “95년까지는 신용평가가 낮았지만 철강사업의 장기 전망이 좋아 대출해 줬고,96년말부터는 한보철강에 물려 대출을 해줬다”고 답변했다.

김재천(金在千.신한국당).이상수(李相洙.국민회의)의원은“95년 유원건설 인수협상 당시 이철수행장 지시로 윤진식(尹鎭植)청와대경제비서관에게 2~3차례 업무보고 했고,그후 경제수석비서실에서 1~2차례 전화를 걸어와 인수과정에 관심을

보인게 사실 아니냐”며 외압행사 의혹을 제기했다.이 대목은 박석태(朴錫台)상무의 검찰진술을 인용한 것.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의원은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 총회장이 이석채(李錫采)수석의 주선으로 申행장을 찾아가 무리한 대출을 요구했다”며“申행장 방에 鄭씨가 찾아간 사실을 아느냐”고 추궁했다.

이세선(李世善)전무는“윤진식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金의원이“금융계 고위인사중 尹씨를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는 줄 안다”고 몰아붙이자“한보관련으로 만난 적은 없다”고 수정 답변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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