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총재 불성실 답변에 맥빠진 國調 - 한보특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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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산업은행에 대한 31일의 한보 국정조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산업은행이 한보철강의 대출을 주도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김시형(金時衡)산업은행총재가 시종“잘 모르겠다”“아는바 없다”“확인해보겠다”는등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답변자세를 놓고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의원들은“9천1백15억원을 대출해주면서 현장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데

(金총재)자기돈을 빌려줬어도 그랬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원들은 92년 12월31일 이뤄진 1천9백84만달러의 외화대출이 이후 산업은행에 의해 주도된 특혜대출의 시초라며▶기술검토.신용조사를 무시하고 대출을 강행한 배경 ▶시설자금의 5배가 넘는 운영자금 대출경위▶청와대등 외압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특히 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이상수(李相洙),민주당 이규정(李圭正)의원등은“수서사건으로 기업의 이미지나 도덕성이 크게 떨어진 한보에 국책은행이 이처럼 쉽게 대출해준 이유가 무엇이냐”며 “규정을 벗어난 대출을 해준 것은 김영삼(金

泳三)정권의 대가성 대출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대선자금 문제를 거론했다.

이신범(李信範.신한국).김경재(金景梓.국민회의)의원등은 또 김시형 총재가 신용등급 C등급 업체인 한보에 당좌대월을 허가해준 것은 외압에 따른 것이라고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金총재는“한이헌(韓利憲)전 경제수석이 홍인길(洪仁吉)의원의 부탁이라면서 대출부탁을 해왔고 정재철(鄭在哲).황병태(黃秉泰)의원도 부탁을 해왔으나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그는 또 김현철(金賢哲)씨의 2천억원 리베이트설에

대해“독일 SMS사에 설비대금으로 건네진 돈은 외화자금 1천억원과 한보의 자기자금 2백억원뿐”이라고 부인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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