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소비자 마음 잘 읽는 제품’ 가전 세계 3위로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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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가전·디스플레이·휴대전화의 주력 분야에서 세계 3위권으로 도약하고 있다. DA는 지난해 연결실적 기준으로 1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7000억원이 넘는다.

올 들어 3분기까지 99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월풀(146억 달러)이나 유럽 일렉트로룩스(122억 달러)에 이어 3위며, 영업이익률은 5.5%로 월등히 높다. 올 5월 방한한 조 후지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10초 안에 냉장고·에어컨을 한 대씩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효율성을 보고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매년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다이렉트드라이브(드럼세탁기)·리니어컴프레서(냉장고) 같은 신기술을 확보한 것도 경쟁력의 원천이다. 디지털디스플레이(DD) 부문도 지난해 5위에 그쳤던 LCD TV 점유율을 최근 3위로 끌어올렸다. DD사업본부장인 강신익 부사장은 “2010년까지 매출 200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평판TV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강점은 소비자의 요구를 잘 읽는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중동 시장에 ‘코란 읽어주는 TV’를 내놓았다. 미국 JD파워 조사에서 드럼세탁기가 3년 연속 만족도 1위에 오른 것도 조용하고 용량이 큰 제품을 찾는 수요를 간파한 덕분이다. 취임 초기부터 “인사이트(통찰력)를 발휘해 고객의 숨은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 남용 부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셈이다.

디자인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해마다 임원급 대우를 해주는 ‘수퍼 디자이너’를 선정한다. 휴대전화기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초콜릿폰에 이어 샤인폰이 1000만 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메시징폰·터치폰도 각각 10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시장점유율도 소니에릭슨(4위)은 물론 모토로라(3위)와도 격차가 미미할 정도로 올라갔다. 지금까지 10%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성장세가 꺾이지 않아 향후 전망도 밝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인 안승권 부사장은 “당분간 물량 경쟁보다는 수익률을 고려한 질적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전세계에서 ‘스타일리시 디자인과 스마트 테크놀러지의 완벽한 조화로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웠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불리는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F1)’을 5년간 후원한다. 이 회사 전명우 상무는 “불황일수록 베스트셀러 제품에 대한 구매가 높아지기 때문에 히트 모델 만들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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