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공연문화 살리자” 대구 소극장들 손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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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5시 대구시 남산2동 뉴컴퍼니소극장. 배우들이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를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 작품은 한 만화방 식구의 가족애를 그리고 있다. 대구의 토종 뮤지컬인 만화방 미숙이는 지난해 1월 18일 이후 2년 가까이 공연되고 있다. 그동안 출연 배우 10명 중 8명이 바뀌었다. 이 작품은 이달 5일부터 매일 한 차례 뉴컴퍼니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휴일에는 하루 두 차례 공연한다. 만화방 미숙이의 첫 무대는 객석 300개인 문화예술공전용공간 CT였다. 그러나 갈수록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국 순회와 서울 대학로공연, 포항·마산 등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대구 뉴컴퍼니소극장에서 극단 뉴컴퍼니 단원들이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를 연습하고 있다. [홍권삼 기자]


소극장에서 탄생한 지역 뮤지컬 작품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하지만 다른 연극·뮤지컬은 여전히 어렵다. 15개의 지역 극단이 한해 30여 개의 연극·뮤지컬 작품을 내놓지만 빛을 보지 못하기 일쑤다. 2000석에 육박하는 대형 공연장들이 쏟아내는 세계적인 뮤지컬·오페라 작품에 묻혀서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연극전문 소극장들이 지역 공연문화 살리기에 나섰다.

한울림소극장·우전소극장 등 7개 소극장은 15일 대구소공연장연합회를 결성했다. 이들 소극장은 모두 극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소공연장은 300석 이하의 무대공연장을 말한다. 소극장으로도 불린다.

연합회는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내년 5월께에는 소극장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두 달가량 7개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행사다. 연합회는 이 기간 중 여러 편을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을 발행하고 소극장마다 할인율도 똑같이 적용해 관객이 부담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객이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타지역 소극장과 교환 공연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공연정보지도 발행한다. 공연 소식과 작품 비평을 실어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각각 2000여 명인 소극장들의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 다른 소극장의 공연정보를 알려주는 관객공유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장기적으론 서울의 대학로처럼 ‘공연거리’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연합회의 정철원(42·한울림소극장 대표) 사무국장은 “소극장의 활로 찾기는 ‘풀뿌리 공연문화’를 살리자는 운동”이라며 “소극장들이 ‘공연 도시 대구’ 만들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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